<나는 어떻게 독일에서 돈을 벌게 되었을까>
한국에서 학사를 마치고 27살에 독일로 왔다. 왜 왔던 걸까 생각해보면 독일에 대한 환상이 있었던 것 같다.
나는 학사를 조경학을 공부했다.
꽤 괜찮은 공대를 들어갔지만 고등학교 때 수학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공대 중에서도 제일 공대스럽지 않은 과를 선택해 전공했다.
2학년에 과를 선택하는데, 지원하는 사람이 제일 적은 과였다.
매일 논리와 계산을 필요로 하던 공부에 지겨워 죽을 것 같던 나에게는 디자인, 설계가 멋있어 보였다.
가서 열심히 했다. 먼저 취업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야근에 박봉이었다.
좋아하는 게 아니라 덜 싫은 걸 선택했기때문에 야근에 박봉을 견딜 열정은 없었다.
다른 과를 갔던 1학년 동기들은 전부 다 대기업이나 의대, 약대로 진로를 정했다.
야근에 박봉은 피하고 싶어 취업은 생각않고 대학원을 지원했다. 환경쪽 분야가 발전해있다 '카더라'는 독일에 있는 대학원에 지원했고 붙어버렸다. 전공은 생태학이었다. 또 열심히 했다. 영어 프로그램이라 처음에는 영어가 입에 안 나와서 걱정했던 기억이 나지만, 시간이 가면서 자연스럽게 유창해졌다. 생태학에서 배운 건 '지구를 지키자, 기후 온난화를 막자' 이런 것들이었다.
열심히 한 건지, 열심히 한 척인지는 몰라도 또 졸업을 했다. 드디어 돈을 벌어야겠다 싶어서 독일 회사에 지원을 했다.
독일 석사 학위가 있지만, 독일어도 유창하지 않아서 뽑아주는 곳은 없었다.
결국 취업을 하려면 가치를 창출하는 일을 해야하는데, 대부분의 가치 창출은 기후 온난화를 가속화하는 일들이었고, 결국 내가 돈을 벌어먹고 사는데 필요한 건 기술이었다.
IT 계열 인력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 프로그래밍을 독학했다. 배워보니 왜 프로그래밍이 가치창출에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프로그래밍을 배우면 사람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며, 많은 양의 일을 빠르게 할 수 있다. 편리하게 많은 문제를 빠르게 해결한다면 그게 바로 돈을 벌 수 있는 길이다.
후회한 적이 인생에 몇 번 없지만 컴공 전공하지 않은 것은 아주 후회 중이다. 취업 깡패가 되는 길이 바로 컴공이다.
독학한 프로그래밍으로 고용주들을 설득시키려면 전공자보다 뛰어난 포트폴리오가 있어야했고, 그러기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석사 때 배운 지리정보프로그램 지식을 어필하며 독학한 프로그래밍으로 허접한 웹페이지를 만들어 지리정보전문가인 척을 했다.
그렇게 첫 직장을 잡고 첫 직장 1년 8개월을 근무하고 2023년 1월부터 BIG4 중 한 곳으로 이직해서 엔지니어 비스무리한 일을 하고 있다.
요약: 해외에서 돈벌고 싶다? 영어로 프로그래밍을 배우자.